‘수능포비아’ 중위권 수험생, 틈새 전형 적성고사를 노려라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6.07 11:25

-2018학년도 적성고사 전형 첫 설명회…1300명 수험생·학부모 몰려

  • ‘2018 학년도 수시 적성고사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의 ‘적성전형 지원전략’에 대해 듣고 있다. /가천대 제공
    ▲ ‘2018 학년도 수시 적성고사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의 ‘적성전형 지원전략’에 대해 듣고 있다. /가천대 제공
    올해 수능 경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6월 모의평가가 끝나면서, 이를 토대로 입시 전략을 짜는 수험생들이 많아졌다. 이들 중 가장 걱정이 많은 대상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모의고사 성적이 신통치 않은 이른바 ‘수능 포비아(공포증)’들이다. 6일 가천대에서 열린 ‘2018 학년도 수시 적성고사 설명회’에서 만난 학생들은 “내신 3~5등급의 저조한 성적표로 어디를 지원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선발인원 늘린 적성고사를 주목하라

    이들처럼 수능도 내신도 장담하기 어려운 중위권 학생들을 위해 틈새 전형으로 불리는 적성고사 전형 설명회가 가천대서 전국적성대학연합회(이하 전적연)가 주최해 처음으로 열렸다. 앞서 전적연이 지난 1일 선생님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는 500여명의 선생님이 참석했고, 6일에는 무려 1300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발걸음을 할 만큼 큰 관심이 쏠렸다. 올해 적성고사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가천대 ▲고려대(세종) ▲삼육대 ▲서경대 ▲성결대 ▲수원대 ▲을지대(성남, 대전) ▲평택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성대 ▲한신대 ▲홍익대(세종) 등 총 12개교다.(정원 내 기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적성고사 전형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 4557명에서 2018학년도 4882명으로 증가했다. 한성대와 평택대는 올해 적성고사 전형을 신설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홍익대(세종)를 제외한 총 11개교가 참석했다. 각 대학의 입학팀장들이 직접 수험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일대일 입학상담을 해주는 시간도 있었다. 삼육대 대기 줄에서 만난 김일탁(가명·상현고 3)씨는 “매번 상위권 위주의 수험생만을 위한 입시설명회와 이들에게 유리한 학생부종합전형(학생부), 논술전형 등의 설명회만 열려서 소외감을 느끼고 어떤 전형으로 대학을 가야 할지 갈피도 못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중위권을 위한 적성고사 전형 입학설명회가 대규모로 열려서 대입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적성고사 1문제 맞히면 내신등급 극복할 수 있어

    적성고사 전형은 대개 학생부 성적 60%, 적성고사 성적 4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지원자들 대부분 교과성적이 3~5등급대로 학생 간 학생부 점수 차는 적성고사에 비해 작다. 그 때문에 적성고사의 중요성이 더 큰 편이다. 김일태 가천대 입학팀장(전국적성대학연합회장)은 “적성고사 전형에서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은 대학마다 3.6%에서 11.4% 정도로 낮다”고 설명했다. 즉, 적성고사 1문항만 맞혀도 내신등급 배점 차를 얼마든지 극복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 유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유사하며 난이도는 수능보다 다소 쉽게 느낄 수 있다. 출제 범위도 고교 교과과정 내에 한정되고 수험생들에게 공개된다. 이 때문에 사교육을 유발하는 정도가 비교적 낮다. 대학이 적성고사 전형 비중을 늘리는 이유다. 김 팀장은 “사교육을 받지 않고, 고교 수업과 수능 공부에만 집중해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적성 전형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내년(2019학년도) 입시에는 비중을 더욱 늘릴 예정”고 했다.

    적성고사 전형은 국어·수학을 중심으로 대학이 정한 과목 2~3개를 객관식 시험으로 치르는 형태다. 2018학년도 수시 적성고사에서 영어가 출제되는 대학은 ▲가천대 ▲고려대 ▲을지대 ▲홍익대 정도다.

    ◇최저학력 기준 적용 대학, 고려대(세종)·홍익대(세종)

    적성고사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고려대(세종)와 홍익대(세종) 2곳이다. 고려대(세종)는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수학·탐구(2과목 평균) 중 1개 영역이 3등급 이내거나 영어 2등급 이내면 된다. 자연계열도 같다. 홍익대(세종)는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수학(가/나)·영어·사탐/과탐 중 2개 영역 등급의 합이 8 이내, 자연계열은 국어·수학(가)·영어·과탐(1과목) 중 2개 영역 등급 합이 9 이내여야 한다.

    적성고사 전형 대학별 모집인원은 정원 내 기준으로 ▲가천대 1010명 ▲고려대(세종) 473명 ▲삼육대 207명 ▲서경대 236명 ▲성결대 249명 ▲수원대 575명 ▲을지대(성남) 315명 ▲을지대(대전) 47명 ▲한국산업기술대 300명 ▲한신대 250명 ▲홍익대(세종) 175명 ▲한성대 363명 ▲평택대 86명이다.

    박현구 평택대 입학팀장은 “다양한 측면에서 우수성을 가진 학생을 골고루 선발하려고 적성고사 전형을 신설했다”며 “상대평가에서 생기는 고교 내신의 평가 한계를 보완하고, 수험생의 대학 지원 기회와 대학의 인재 발굴 기회를 동시에 넓혀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 의존도 낮아 ‘인기’… 각 대학 모의적성고사·기출문제 풀어 봐야

    이날 설명회에는 ebsi 특강 강사들이 국어와 수학에 대해 특강을 해 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문산고 교사)은 “적성고사 전형은 문항이 쉽기 때문에 별다른 사교육 없이도 수능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이라는 데 교육적 의의가 있다”며 “적성고사 문제는 수능 2~3점짜리 기본 문제와 유형·난도가 비슷하다. 수능 기본·예제 문제를 공부하면서 적성고사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수석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사무국 부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강사)은 “적성고사 전형은 보통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어나 영어보다 수학의 변별력이 크기 때문”이라며 “수학이 약한 학생은 수학 반영 비중이 작은 대학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7월에 대학이 모의적성고사와 기출문제를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올려놓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최 국장은 “대학마다 적성고사 전형 문제를 출제하는 특징이 다르다”며 “각 대학의 기출문제의 모의고사 문제를 꼼꼼히 체크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날 설명회에는 1300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참석했다. /가천대 제공
    ▲ 이날 설명회에는 1300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참석했다. /가천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