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55% ‘초강세’.. 일반/자공 59.4%, 최근 5년내 '최다'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8 서울대 정시는 ‘재수 강세’에 기반한 ‘일반고 약진’으로 귀결된다. 예정보다 하루 이른 29일 발표된 2018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합격생 867명 중 일반고와 자공고가 합산 59.4%(515명)를 차지해 10명 중 6명이 일반고 출신으로 도배된 모습이었다. 재수생과 삼수생 이상의 N수생은 55%(477명)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대가 재학생/N수생 현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4학년 이래 N수생이 이토록 강세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은 난이도를 선보였지만 영어 절대평가란 ‘변수’로 인해 예상보단 변별력이 낮았던 수능에서 재수생들이 ‘광풍’을 선보였고, 상대적으로 재학생들이 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4학년 46.1%로 절반을 밑돈 이후 2015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3년간 절반 이상을 꾸준히 차지해온 재학생들은 2018 정시에선 43.6%(378명)에 그쳐야만 했다. 한해 전 기록한 52.5%(510명)와 비교하더라도 차이가 크다. 

2년간 이어진 일반고의 약진은 올해 들어 그 정도가 더욱 커졌다. 서울대가 수시/정시 합산 현황이 아닌 수시와 정시 별도 현황을 공개하기 시작하고 자율고 유형이 제대로 자리잡기 시작한 2014학년 대입 이래 서울대 정시에서 일반고(자공고 포함)가 이토록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14학년 52.6%, 2015학년 52.7%, 2016학년 50.8%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던 일반고 비율은 2017학년 54.8%로 올라선 후 2018학년 59.4%로 60%에 육박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일반고의 약진은 어디까지나 재수생 강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입 전문가는 “올해 수능이 지난해보다 다소 쉬운 모습을 보이며 재수생들이 수능에서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발표된 연세대 의대 합격자 중에도 태반이 재수생이었다. 여기에 더해 대입 구조적인 문제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 시절 ‘승부’를 보는 경향이 강하며 수시 ‘재도전’이 비교적 원활한 특목/자사고/영재학교 등의 고교유형보다는 재수까지 불사하는 경향이 짙은 데다 정시 외엔 재수 통로가 마땅치 않은 일반고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수생/일반고 강세 외 지표들을 보면, 실적 쏠림 현상이 다소 엿보인다. 정시 합격자 배출 고교 수가 2년 연속 내리막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명이라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수는 총 296개교로 2016학년 318개교, 2017학년 311개교에 이어 축소 추이가 뚜렷하다. 정량평가로 진행되는 정시의 특성 상 교육특구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서울지역 합격자도 지난해 38.3%에서 42%로 늘어나며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한 고교 교사는 “집계가 더 돼봐야 알겠지만 교육특구 쪽 분위기가 심상찮다. 지난해 11명의 정시 합격자가 나왔던 한 고교는 이미 24명의 합격자가 나온 상황이다. 숨어있는 재수생이 있을수 있는 정시의 특성 상 여기서 합격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라며 “정시의 특성 상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보인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교육과정과 여건을 고루 살펴 합격자가 정해지기에 도서 읍/면 등 상대적인 취약지역에서도 합격자 배출 고교가 점차 나오고 있지만, 정시는 오로지 수능 성적으로만 합격자를 결정하기에 교육특구 쏠림이 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처럼 재수생이 강세를 드러낸 해에 교육특구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18 서울대 정시는 'N수생 강세'와 그로 인한 '일반고 확대'로 결론 지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시 합격자 배출 고교 수는 다소 줄면서 서울지역 실적 확대가 같이 이뤄진 점, 통상 N수생이 대거 등장하는 지역이 교육특구란 점 등을 볼 때 교육특구로의 실적 쏠림도 엿보인다. /사진=서울대 제공

<일반고 실적 ‘대폭 상승’.. 59.4%, 최근 5년간 ‘최다’>
2018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 배출 고교유형을 분석한 결과 일반고의 실적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학년부터 이어지는 2년 연속 상승세이자 서울대가 정시 합격자들의 고교유형을 면밀히 발표하기 시작한 2014학년 이래 최다 수치다. 자공고를 포함한 일반고의 서울대 정시 실적은 2014학년 52.6%(전체 합격자 대비, 348명), 2015학년 52.7%(505명)으로 상승세였지만, 2016학년 50.8%(471명)로 다소 떨어졌다. 이후 2017학년 54.8%(532명), 2018학년 59.4%(515명)로 연속 상승 추세다. 

올해 서울대 정시 합격자는 총 867명, 이 중 정원외전형인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기균Ⅱ) 합격자는 7명에 불과하다. 결국 일반고 강세는 대다수 합격자가 나오는 일반전형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일반고 합격생 515명 가운데 510명이 일반전형에서 나왔다. 

고교체제 분류 시 자사고와 같은 자율고로 취급되는 자공고가 일반고에 포함되는 것은 실질이 유사한 때문이다. 교사 초빙권, 공모교장제 적용, 소폭의 예산지원 등의 차이가 있지만, 지역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고 특히 서울의 경우 예산지원에서 별다른 이익이 없는 데다 취약지역 일반고가 대다수 전환된 탓에 자공고는 통상 일반고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반고와 자공고를 분리해서 보면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고교유형 간 다소 차이가 큰 상황이다. 2017학년에는 한해 전과 비교했을 때 일반고와 자공고 모두 실적이 상승한 모양새였지만, 2018학년에는 일반고 실적이 대폭 상승한 반면, 자공고는 실적이 다소 하락했다. 일반고는 2017학년 48.7%(473명)에서 55%(477명)로 비중이 크게 늘어났지만 자공고는 6.1%(59명)에서 4.4%(38명)로의 하락이다. 

<일반고 실적 왜 상승했나.. ‘재수생 강세’ 기반>
일반고의 실적 상승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53.6%가 일반고로 채워진 수시보다 정시에서의 일반고 비율이 59.4%로 더 높기에 일반고가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전형은 정시란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어느 새 서울대가 마땅히 행해야 하는 정책처럼 여겨지는 일반고 확대를 위해선 정시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반고 실적 강화를 위해 정시를 늘려야 한다는 것은 사실과는 동떨어진 주장으로 보인다. 늘어난 재수생 비율을 들여다보지 못한 주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18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의 또 다른 특징은 ‘재수생 강세’다. 올해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 867명 중 재수생은 43.5%(377명)며, 삼수 이상 수험생은 11.5%(100명)다. 재수생과 삼수생 이상을 합산한 N수생 비율은 55%(477명)에 달한다. 

55%의 N수생 비율은 최근 서울대 입시에서 최고 수준이다. 서울대가 수시와 정시 재학생/N수생 비율을 각각 발표한 2014학년 이후 정시에서 N수생이 이토록 많았던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N수생은 2014학년 52.9%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후 항상 재학생들에 비해 약세를 보여왔다. 2015학년엔 45.5%, 2016학년엔 48.4%, 2017학년엔 46.4%가 N수생이었다. 3년 연속 절반을 밑돌던 N수생이 올해는 55%로 크게 치솟은 것이다. 결국 유례없는 일반고의 실적 상승 역시 N수생 강세와는 떼어놓고 볼 수 없다고 봐야한다.

N수생 강세가 일반고 실적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고교유형별로 재수통로가 다르다는 데서 기인한다는 게 중론이다. 과고/영재학교는 애당초 정시와 거리가 먼 고교유형이며, 특목/자사고는 재수 시 의대 등 특정 모집단위를 노리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고는 서울대를 바라보고 재수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고 주된 재수 통로 역시 정시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대입 전문가는 “과고 영재학교는 본래 수시에서 대부분 진학 여부가 결정나곤 한다. 수시에선 학교 수, 정원 대비 강세를 보이는 영재학교 과고가 정시에선 유독 인원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학교를 비롯해 자사고 특목고 등은 재수를 결심하는 경우 서울대가 아닌 의대 등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1년 더 공부할 것이라면 최근 들어 날로 선호도가 높아져 가는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기조가 만연해있다. 이미 고입 단계에서부터 경쟁력을 한 차례 드러낸 자원들이기에 자신감마저 갖추고 있는 편이다. 상대적으로 학업역량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 정시가 아닌 논술 등을 통해 재수에 성공하는 케이스도 많다. 하지만, 일반고는 다르다. 수시 뿐만 아니라 정시도 주된 대입 루트로 삼고 있는 데다 재수 시에도 정시 일변도인 경우가 많다. 재수생 중 상당수를 일반고가 점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재수생 실적 상승은 곧 일반고 확대로 이어지기 쉽다”라며 “지난해 재학생이 소폭 늘어났음에도 일반고가 확대된 것은 6년만에 ‘불수능’이 치러진 해란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수시에서 불의타를 맞으며 대거 탈락한 일반고 최상위 자원들이 정시에 유입되며 재학생 강세와 일반고 실적 상승이란 다소 이례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N수생 강세가 일반고 실적 상승의 주된 원인인 이상 정시에서의 일반고 확대를 곧 일반고의 경쟁력 강화, 일반고가 정시에서 갖는 유리함 등으로 해석해선 곤란한 상황이다. 한 고교 교사는 “수시에서 특정 고교유형이 늘어난다면 이는 해당 고교유형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교육여건과 프로그램을 면밀히 따지는 데다 재수생 합격자가 많지 않은 학종의 특성 상 재학생들의 실적 기반은 고교에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시는 이와 다르다. 대부분 사교육을 통해 재수를 준비하는 현실 상 고교 경쟁력과 진학실적 간 연관성이 크지 않다. 이를 두고 전형 간 고교유형별 경쟁력을 논할 수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하락.. ‘의대효과’ 적중>
특목고/자사고/영재학교 등 선발효과를 일부 갖춘 고교유형 중에선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진다. 자사고는 지난해 29.4%(285명)에서 26%(225명)로 실적이 줄었으며, 외고도 9.6%(93명)에서 8.4%(73명), 국제고도 35명(3.6%)에서 19명(2.2%)로 확연히 실적이 줄어든 모습이다. 수능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이 상당할 정도로 정시와는 거리가 먼 과고 영재학교와 달리 정시에서도 상당 실적을 내온 고교유형들이기에 전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교 유형별로 보면 자사고는 정시에서 완연히 하락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2014학년 25.5%(169명)에서 2015학년 29.2%(280명), 2016학년 32.7%(303명)로 꾸준히 확대되던 실적이 2017학년 29.4%(285명), 2018학년 26%(225명)로 2년 연속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이 같은 자사고의 실적 하락은 ‘의대효과’에서 기인했단 평가다. 의대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다보니 서울대에 진학 가능한 자원들이 과탐Ⅱ 응시를 포기하고 과탐 Ⅰ+Ⅰ 조합을 택해 발길 자체를 의대로 돌린 경우가 많았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이과반 운영이 불가능한 외고 국제고에선 의대효과가 불어닥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자연계열을 운영하는 자사고에서는 의대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한 자사고 관계자는 “학생들의 성적을 내부에서 평가해보면 서울대 합격자가 많게는 2배 이상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겠다며 서울대 지원 자체를 하지 않으면서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의전원들이 대거 의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의대 모집인원이 늘어나다보니 일단 의대에 넣고보자는 풍조마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진학지도를 하고 있지만, 학생/학부모들의 진로 의사를 마냥 만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자사고의 실적 하락은 2019 입시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광역단위 자사고들의 일반고 전환으로 대입 자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018학년 대입을 치른 재학생들은 2015학년 고입을 치른 학생들이다. 당시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의 모집인원은 정원내 기준 총 1만7128명이었다. 2019학년 대입을 치를 2016학년 자사고 입학생 규모는 1만6111명으로 1000명 이상 적다. 우신고 미림여고 서대전여고의 3개교가 동시에 일반고 전환을 택해 2019학년부터 일반고 실적을 내는 데 따른 일이다.

자사고와 더불어 실적 하락을 겪은 외고 국제고는 실적 하락을 보이기 시작한 시기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국제고는 2014학년 1.7%(11명), 2015학년 1.9%(18명), 2016학년 2.2%(20명), 2017학년 3.6%(35명)로 계속해서 확대 추이를 보이다 2018학년 들어 2.2%(19명)로 정시 실적이 다소 떨어진 상태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반면, 외고는 실적 하락 추이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14학년 18%(119명)에서 2015학년 13.5%(129명), 2016학년 12.3%(114명), 2017학년 9.5%(93명), 2018학년 8.4%(73명) 순으로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외고의 실적 하락은 ‘이공계 선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취업한파가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수험생들의 선택 축은 자연계열로 크게 넘어가 있는 상태다. 수능에서 자연계열 수험생임을 뜻하는 수학(가) 과탐 선택 수험생은 전체 응시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어인재 육성이란 특성화 방향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특기자전형 선발 축소를 권고하면서 대입 루트를 잃은 것도 외고에 대한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현 정부 역시 공약으로 특기자 폐지를 내건 탓에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로지 영어성적에 기반해서만 신입생을 선발해야 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우수 자원들의 선발을 가로막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원 대일 한영 명덕 등 서울권 유수의 외고들이 선방하고 있지만 외고 약세는 한동안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수시 집중’ 영재학교 과고.. ‘소폭 확대’>
‘수시 집중’ 구도인 영재학교와 과고에서는 합산 18명의 정시 최초 합격자가 나왔다. 영재학교 10명, 과고 8명이다. 2017학년과 비교하면 두 고교유형 모두 합격실적이 다소 늘어난 상황이다. 영재학교는 지난해 3명에서 10명으로 3배 이상 합격자가 늘었고, 과고도 5명에서 8명으로 소폭이나마 실적이 상승했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 보면, 영재학교의 올해 정시실적은 다소 이례적이다. 2014학년 4명, 2015학년 6명, 2016학년 4명, 2017학년 3명으로 5명 안팎의 실적을 꾸준히 내왔는데 갑작스레 실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면 과고는 2014학년 3명, 2015학년 4명, 2016학년 6명, 2017학년 5명보단 많지만 큰 폭의 확대추이를 보이진 않은 상황이다. 

영재학교의 실적 상승은 지난해 처음 대입실적을 배출한 대전과고 광주과고 등에서 비롯됐단 평가다. 재학생 가운데 수능 응시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시에 집중하는 영재학교의 특성 상 정시실적은 대부분 재수생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진학실적 원년을 맞은 대전과고 광주과고의 합류로 많은 숫자는 아니겠지만 영재학교 출신 재수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때문이다. 

그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질타의 대상이 됐던 과고/영재학교 출신들의 의대 진학문제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의대 진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재학교들이 연일 ‘의대 진학시 추천서 작성 거부’, ‘장학금 등 지원금 전액 몰수’ 등의 강경책에 나선 탓에 재학생 시절 의대 진학에 나서지 못한 자원들이 재수 이후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재수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났단 분석이다. 

<‘무대’ 다른 예고/체고 특성화고.. 실적 미미>
일반고나 특목/자사고/영재학교와는 다른 ‘무대’인 예체능계열 진학이 주를 이루는 예고/체고는 올해도 정시 실적이 많지 않다. 두 학교유형을 합산해 올해 합격자는 일반전형 2명, 기균Ⅱ 2명으로 4명에 그쳤다. 2017학년 3명에 비해선 다소 늘어났지만, 2016학년의 4명과 동수다. 

예고/체고의 정시 실적이 이름값 대비 미미한 것은 정시보다는 수시에 ‘올인’하는 고교 특성 때문이다. 서울대가 일반전형 기준 정시에선 미대만 수시이월이 발생하는 경우에 한해 선발을 진행하며, 음대는 수시이월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선발을 진행하지 않기에 수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특히 체고의 경우 실기 20% 비중의 사범대 체육교육과 선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80% 비중의 수능이 걸림돌로 작용, 최근 5년간 정시에서 최초 합격자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그간 예고/체고를 분리해 실적을 발표하던 서울대는 올해 예고/체고를 하나의 유형으로 묶어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예고/체고 못지 않게 학교특성이 다른 특성화고도 정시 실적은 많지 않다. 2014학년부터 016학년까지 단 1명의 정시 최초합격자도 내지 못하던 특성화고는 2017학년 2명에 이어 2018학년 단 1명의 합격자를 내는 데 그쳤다. 2018학년 합격자는 일반전형에서 나왔다.

<검정고시 ‘확대’.. 해외고 ‘전무’>
특정 고교유형으로 보기 어려운 검정고시와 해외고 출신들은 올해 상반된 결과를 냈다. 검정고시 출신은 12명이 합격한 반면, 해외고 등 기타유형에선 단 1명의 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검정고시는 최근 5년 중에서도 상당히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2014학년 6명에서 2015학년 15명으로 크게 확대된 이래 2016학년 5명으로 줄었지만, 2017학년 10명, 2018학년 12명으로 점차 실적이 안착돼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검정고시 출신 수능 만점자로 화제를 모았던 심지환군도 검정고시 서울대 실적에 1명을 보탰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 분포.. 서울 ‘확대’, 광역시 시 ‘축소’>
올해도 서울대 정시 합격실적 대부분은 서울에서 나왔다. 지역확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검정고시와 해외고 등 기타실적을 제외한 855명의 합격자 중 42%에 해당하는 359명이 서울 출신이었다. 서울-광역시-시-군의 4개 지역을 기준으로 볼 때 서울대 합격자를 매년 가장 많이 배출했던 서울은 지난해 시 지역에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올해는 다시금 최다 합격자 배출 지역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서울 지역의 실적은 2014학년 기록한 44.1%(289명) 이래 가장 큰 비율이다. 2017학년 기록한 38.3%(368명)와 비교해 보더라도 확대 폭이 상당하다. 재수생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그 중에서도 강남을 필두로 한 교육특구가 강세를 보였음을 짐작케 만드는 대목이다.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 배출고교가 2014학년 242개교(일반 239개교, 기균Ⅱ 3개교)에서 2015학년 306개교(302개교, 9개교), 2016학년 318개교(314개교, 6개교)로 계속 늘어나다 2017학년 311개교(307개교, 7개교), 2018학년 296개교(292개교, 7개교)로 2년 연속 축소세란 점도 교육특구로의 실적 쏠림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강세를 보인 재수생들이 교육특구에 대거 포진할 것으로 보는 것은 그간의 재수생 양산 현상을 보더라도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1776개 고교의 졸업생 진로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진학도 취업도 하지 않아 '재수생'으로 추정되는 '기타'인원 비율이 가장 높은 상위 100개교에 강남/서초/송파/양천 고교들은 39개교나 포진해 있었다. 

서울 다음으로는 시 40.1%(343명) 광역시 12.4%(343명), 군 5.5%(47명) 순으로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실적이 많았다. 서울 지역 실적이 늘면서 광역시와 시에선 합격자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해 광역시는 16.5%(158명), 시는 41%(394명)의 실적을 냈다. 군 지역은 지난해 기록한 4.2%(40명)보다 실적이 소폭 늘었지만, 원체 인원이 많지 않은 탓에 큰 의미를 찾긴 어려웠다. 

<남학생 강세.. 자연계열 큰 모집구조 배경>
그밖에 성별로 보면, 정시에선 남학생 강세가 매년 이어지는 모습이다. 수시만 놓고 보면 남학생 54.4%, 여학생 45.6%지만, 정시와 수시를 합산해서 보면 남학생 59.1%, 여학생 40.9%로 남학생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 때문이다. 이는 올해만이 아니라 최근 5년 내내 이어진 일종의 ‘패턴’이었다. 2014학년에는 56.9%에서 59%, 2015학년에는 56.6%에서 60.1%, 2016학년에는 55.1%에서 58.9%, 2017학년에는 53.2%에서 58.2%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정시 결과를 더하면 남학생의 비중이 늘어난단 점은 변함이 없었다. 서울대가 별도의 정시 성별 합격결과를 발표하지 않지만 남학생이 정시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은 분명한 셈이다. 

이처럼 정시에서 남학생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서울대 모집구조와 연관이 깊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남학생들의 지원이 빈번한 자연계열 모집단위가 더 큰 탓에 남학생들의 지원이 많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남학생 강세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는 때문이다. 2018학년 정원내전형인 일반전형 기준 서울대 정시 모집인원은 인문/자연계열의 성격을 모두 띄고 있는 간호대 미대 체교를 제외하면 인문계열 303명, 자연계열 511명으로 자연계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최초 모집요강 상 발표됐던 모집인원은 인문 291명, 자연 362명으로 차이가 덜했지만, 의대효과로 인해 수시이월이 대부분 자연계열에서 발생하면서 계열별 인원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등록 내달 9일까지.. 미등록충원 발표 내달 12일, 15일, 20일>
2018 서울대 정시 합격자 등록기간은 내달 7일부터 9일까지다. 미등록인원이 발생하면 세 차례에 걸쳐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 통보를 실시한다. 1차 추합발표는 내달 12일 오후2시, 2차 추합발표는 15일 오후2시서울대 입학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3차 추합발표는 개별통보 형식이다. 예년에는 타 대학보다 하루 빠른 일정으로 정시 추합통보를 마감했지만, 올해는 타 대학들과 동일한 20일 오후9시까지 추합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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