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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권 설움…'1000명 모집' 적성고사 설명회 5000명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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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2017-06-08 댓글0건
자료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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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인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가천대 예음홀에서 열린 ‘대입 적성고사 입시 설명회’. 가천대·고려대(세종)·수원대·한성대 등 자체적으로 적성고사를 실시해 입학생을 뽑는 11개 대학이 수험생들에게 자기 대학 '적성고사'를 안내하는 자리였다.

6일 가천대서 열린 11개 대학 '적성고사 설명회'
행사 1시간 전 꽉 차…거제 고3 '5시간 버스' 상경

내신 4~6등급, 학종 늘고 정시 줄며 기회 좁아져
'내신 불리' 만회 기회인 적성고사는 매해 감소세

수험생들 "학교는 상위권만 관심, 우린 찬밥"
“학교 수업 바꾸고 대입 패자부활전 늘려야"


이날 이 강당은 전체 1000석이 행사 시작 1시간 전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채워졌다. 가천대는 1000명 정도를 예상했다. 그런데 사전 신청 접수에 5000명 이상이 몰렸다. 어쩔 수 없이 선착순 1300명만 추려 설명회에 오게 했다.

이처럼 많은 이가 몰린 것은 이 자리가 매우 드물게 중위권 수험생 대상의 설명회였기 때문이다. 적성고사는 이른바 중위권 대학 일부가 수능과 유사한 문제를 자체적으로 출제해 자기 대학 수시모집 중 '적성고사 전형' 지원자가 보게 하는 시험이다. 적성고사 전형에서 내신을 보기도 하지만 사실상 적성고사 성적이 합격을 좌우한다. 
 
이날 설명회엔 멀리 경남 거제시에서 전날 학교 수업을 마치고서 다섯 시간 버스를 타고 상경한 고 3 김모(17)도 있었다. 김군은 설명회 내내 노트에 각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을 꼼꼼이 적었다. 내신 4.5등급이라는 김군은 "나 같은 중위권 수험생이 지망하는 대학에선 적성고사를 많이 치르는데 학교는 물론 학원에서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적성고사는 상위권과 비교하면 내신이 좋지 않은 김군 같은 중위권(내신 4~6등급)이 수시 모집에서 '내신 불리'를 만회할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다. 최근 4년제 대학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로 신입생을 뽑는 정시 모집을 줄이고 학생부나 내신으로 뽑는 수시 모집 비율을 확대해 왔다. 김군 같은 중위권 학생들로선 학생부·내신 불리를 극복할 기회가 계속 줄어든 것이다. 
 
김군은 이런 상황에 서러움을 털어놓았다. "4월에 담임 선생님이 우리 반 학생들이랑 일대일 면담을 했어요. 우리 반 1등은 1시간 넘게 상담을 해줬어요. 그런데 저는 10분 만에 끝났어요. '너는 수도권 대학은 힘들 것 같다'는 말씀만 하셔서 상담이 별 도움이 안 됐어요. 저같은 중위권은 학교에선 ‘찬밥’이에요."

중위권의 설움은 학부모들 역시 절감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 고3 아들(평균 4등급)과 함께 온 이지영(41ㆍ경기 안산시 초지동)씨는 “학교나 학원의 대입 설명회는 서울 명문대 입시 정보만 다룬다. 우리 애 같은 중위권이 갈 수 있는 대학이나 전형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다. 부모가 직접 나서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중위권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첫째, 대학 입시 제도가 중위권에 불리하게 바뀌고, 둘째, 학교에서 중위권 학생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며, 셋째 중위권 수험생을 위한 정보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입시전문가들도 인정한다. 안연근 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잠실여고 교사)은 “수시모집에서 내신이 중요한 학생부 위주 전형이 크게 늘면서 중위권 학생들이 대입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년째 대입 전형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은 크게 증가했다. 전국 4년제 대학 총 모집인원의 63.6%(22만4166명)에 이른다. 반면 ‘내신 불리’를 만회할 수 있는 수능 중심의 정시는 꾸준히 줄어 26.3%(9만2652명)에 그친다. 정시 인원은 10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서울의 한 일반고 이모 교사는 “3학년 한 반의 절반은 내신이 안 좋다고 이미 포기한 상태다. 대입에서 수능으로 더 많이 뽑을 때는 ‘수능에서 역전이 가능하다. 끝까지 해보자’고 격려했다. 지금은 그렇게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중위권 학생에게 '한 줄기 빛'과 같던 적성고사 전형마저 줄고 있다. 2014학년도 대입에선 28개 대학에서 총 1만6192명을 이 전형으로 선발했다. 올해는 이런 인원이 12개 대학 4882명으로 줄었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진학교사는 “수능으로 뽑는 인원이 감소하고 적성고사도 줄어들어 중위권 학생들이 도전할 만한 대입 전형 자체가 드물어졌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 고교는 내신 1,2등급의 상위권 학생에게만 관심을 쏟는다. 중위권 학생들은 대입 정보에서도 소외된다고 호소한다. 이날 설명회에서 만난 충남 천안의 일반고 3학년 조모(17)양은 “우리 학교엔 ‘드림반’이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내신 상위 10% 애들만 들어간다. 드림반은 진학상담을 자주 받는데, 나 같은 중위권은 학교에서 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서운해 했다. 인천의 일반고 3학년 서모(17)군도 비슷한 말을 하며 씁쓸해 했다. “교내 대회가 있으면 담임이 상위권 애들은 따로 불러 '꼭 참가하라'고 권하고 자세히 설명도 해줘요. 나머지 애들한테는 그냥 ‘학교 공지를 참고하라’고 말하고 끝이에요.” 
 
일선 교사들도 이런 분위기를 부인하지 않는다. 서울의 한 일반고 진학부장은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생부 기록, 자기소개서, 면접 요령 등을 꼼꼼하게 지도해야 해서 그만큼 업무량이 많다. 학교와 교사로서는 합격 가능성이 높은 내신 2등급 내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만도 해도 벅찬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중위권 수험생은 상위권 학생과 달리 입시업체·학원 등 사교육으로부터도 진학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한 대형 입시업체 관계자는 “학원 입장에 보면 명문대에 지원 가능한 1~2등급 학생이 학원에 많이 와야 중위권 학생도 따라온다. 그래서 입시 설명회나 입시 정보도 상위권 위주”라고 말했다. 또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도 “수능과 달리 학생부 위주 전형은 입시업체에도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마저도 상위권 대학에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중위권 소외' 현상에 대해 학교들이 대입 제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성론'도 나온다. 주석훈 서울 미림여고 교장은 “상당수 학교가 여전히 일방적 강의식으로 수업을 하면서 내신 좋은 학생들에겐 교내대회·소논문 등 ‘스펙’을 쌓게 하는 방법으로 학생부 종합전형 등을 대비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교장은 “학교와 교사가 수업을 발표·토론·프로젝트 등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바꾸고, 성적에 구애 받지 않고 수업 중 발표·토론 등을 열심히 하는 학생의 활동을 충실히 학생부 기록에 기록해줘야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 안 하는 학교가 많다”고 지적했다.  
 
중위권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들 학생이 도전할 수 있는 전형을 현재보다 늘리자는 주문도 나온다. 최승후 파주 문산고 3학년 진학부장은 “3학년에 올라와서 목표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도 많다. 패자부활전의 의미에서라도 이런 학생들에게 적합한 적성고사 등의 전형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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