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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종 단순화와 수능 절대평가로 가닥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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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2018-02-07 댓글0건
자료출처 에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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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자율동아리, 소논문, 수상경력 등 학생부 항목 삭제


교육부가 학종 단순화와 수능 절대평가로 대입 정책 방향을 잡은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대입 전형에 대해 단순성과 공정성 확보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교육부는 학종을 단순화하고 수능은 절대평가화해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내년도부터 고등학교 학생부에 교내 수상 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 소논문 실적을 기재하지 않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사교육 개입과 학생 간의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학생부 기록을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단순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학종 평가 항목이 줄어들면 대학들이 대학별고사를 도입하거나 면접을 강화하는 식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 폐지를 예고해 왔고 면접에 블라인드제 도입까지 고려중이라, 대입제도를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자율동아리, 소논문, 수상경력 등 학생부 항목 삭제

교육부가 구상하는 새로운 학생부 기재 방안에 따르면 학생부 기재 항목이 기존보다 2~3개가 줄어들게 된다. ‘수상경력’은 완전히 사라지고, 창체활동에서 ‘자율동아리’와 ‘소논문’, ‘학교밖 활동’ 등도 기재할 수 없게 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 ‘방과후학교 활동’도 빠질 가능성이 크다.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은 학생부 항목에서는 빠지지 않지만 대입 전형자료로 쓰일지는 미지수다. 인적사항은 가족사항을 뺀 채로 학정사항과 통합되며, 진로희망사항은 창체활동의 진로활동으로 통합된다.


이에 대해 일선 고교 교사들은 대체로 우려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무조건적인 전형 단순화가 대입전형과 더 나아가 교육을 바로세우는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북 이리고의 권혁선 교사는 “학생들이 동아리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율동아리를 없앤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 영역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교내대회에서 상위권 성적 학생들이 상을 독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 왔던 학생들이 수상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종 평가 수단이 적어지면 대학은 내신성적과 수능 성적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학종은 내신성적 위주의 학생부교과와 차이를 잃게 되거나, 수능전형에 학생부를 더한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축소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 청구고의 이동우 교사는 “학생부 전형 요소를 무조건 줄이는 방향으로 학생부 기재 방식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 세특에서 학생의 학습 과정을 모두 기록하고 교과 세특 기록 분량을 늘리며, 창체활동에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함께 기록하게 하는 등 강화해야 할 요소는 강화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 교육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학생부 기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학생부종합전형, 도입 그 후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은 처음에는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를 모델로 시작됐다. 그러다 입학사정관제가 전공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주목해서 봤던 학생들의 비교과 활동에 사교육 개입이 커지자,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학교생활 충실성과 내신성적을 비중 있게 평가하는 전형으로 변화했다. 그것이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이다.


학종이 도입되면서 교육 지형도는 빠르게 변화했다. 일선 학교의 경우, 학종에 빠르게 적응해간 학교가 있는가 하면, 과거 수능 중심 교육과정을 고수하는 학교도 많았다.


학종 대비에 능동적인 학교에서는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생 활동을 지원하며 우수한 교사들의 지도로 학종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학교 중 일부에서는 학생부를 불법으로 조작하는 등 불법을 저질러 비난을 사고 있다.


사교육 시장도 대변화를 맞았다. 입사관제가 도입된 초창기에는 면접 사교육이 당연시돼, 대치동이나 목동에서는 밤 12시부터 시작하는 면접 특강반이 대성황을 이뤘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교육업체가 대학생을 대거 모집해 자기소개서를 대리로 작성해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일부 논술학원, 컨설팅 업체 등이 반짝 성황을 누리기도 하지만, 사교육업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과 학습 학원들은 학생들이 우수수 빠져나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사교육업체들이 ‘학종 때문에 못 살겠다. 수능으로 회귀하라’며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022학년도, 고교학점제와 내신절대평가가 교육 지형도를 바꾼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학종에 찬성하는 여론과 반대하는 여론을 모두 아우르기 위해 학종 선발 비율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대신 수능에 논술형 문항을 도입하고 절대평가로 연 3~4회 치르는 식으로 대입 제도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년도에 도입될 이 대입 제도가 사실상 내년 고1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부터 2024학년도 대입까지 3년밖에 지속되지 않는 과도기적 제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올해 초6 학생들이 고1이 되는 2022학년도부터 고교에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 도입이 확실시되고 있어, 이들이 치르게 될 2025학년도 입시제도는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교과활동을 교과활동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입각해 배울 교과목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고, 대학은 이를 전공적합성과 학업역량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위해 비교과활동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교과활동으로 전환할 수 있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학생들의 대입 부담을 경감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성적 순위로 줄을 세우는 상대평가 체제 아래서는 선택 과목별로 성적에 유불리가 발생해,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으로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흥미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자신의 학업역량을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으려면 내신 절대평가제가 동시에 시행돼야 한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행인 사실은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제가 시행되면 반쪽짜리로 사실상 반쪽짜리로 시행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비로소 제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비교과활동이 아닌 교과활동만으로도 학생의 발전 가능성과 전공적합성, 학업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제가 없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태생부터 반쪽짜리 제도일 수밖에 없다. 2022학년도에 두 제도가 도입되면 학종이 비로소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돼, 지금의 논란도 대부분 해결책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이르면 3월 안에 대학입시 종합개편 시안을 발표할 계획이며, 학생부 개선안도 이때 함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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