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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개편 앞두고 교사들 꼽는 공공의 적 'EBS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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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2017-07-20 댓글0건
자료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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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일반고 3학년 교실. 영어수업 중인데 책상 위엔 교과서 대신 ‘EBS 수능 특강’ 교재가 놓여 있었다. “다음은 글의 목적을 찾는 문제네. 전체를 다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기 먼저 훑고 지문의 처음과 마지막 부분 읽으면 대부분 답이 나오니 한 번 풀어봐.” 김모 교사의 말이 떨어지자 학생들은 EBS 교재를 응시했다. 잠시 뒤 김 교사는 정답과 주제문을 설명해 주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 

현재 중 3 보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곧 발표
'EBS 교재 수능 출제 연계' 도마에 올라

본지 조사서 교사 12명 중 9명 "EBS 연계 폐지해야"
"학업부담·사교육 경감 효과 없다" 의견 많아

고3은 EBS 교재가 교과서 대체…문제풀이식 수업 파행
교사들 "정답 맞추기식 교육으로 창의적 인재 못 키워"


수업은 50분 내내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지문 전체를 분석하지 않은 채 ‘족집게처럼’ 정답을 찍는 방법을 익혔다. 이 학교는 2학년 때부터 수업과 시험에서 EBS 교재를 활용한다. 교과서 진도와 연계된 내용을 EBS에서 풀게 하고, 시험에도 출제한다. 김 교사는 본지에 “특목고·자사고 중에는 EBS 교재를 1학년 때부터 활용하는 곳도 있다. 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EBS 수업’에 김 교사는 부정적 인식을 표했다. 그는 “학력고사 때도 이런 식으로 수업하지 않았다. 주입식·암기식 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 갖춘 인재를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현재 중 3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 마련에 들어간 가운데 현재의 수능 EBS 연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EBS 연계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지역 간 공교육 격차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공교육을 망치고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능 개편안을 담당하는 이주희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EBS 연계율도 2021년 수능 개편 논의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본지는 현직 고교 교사 12명에게 EBS 수능 연계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12명 중 9명이 “EBS 연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EBS의 수능 연계율이 현재의 70%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학교 수업이 획일화되고, 문제풀이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당장 폐지는 어렵더라도 2021학년도 수능 개편에 맞춰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EBS의 수능 연계는 2004년 도입됐다. 도입 당시엔 수능 문제 중 30% 안팎을 EBS 교재에서 냈다. 그러다 매해 이 비율이 높아져 2010년 이후론 70%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에서 주요 과목별로 보면 전체 문항 중 EBS 교재에 유사한 문항이 있는 비율이 ▶국어 71.1% ▶수학 70% ▶영어 73.3%였다. 
 
 수능에서 이처럼 EBS 연계가 강화되면서 일선 학교에선 사실상 EBS 교재가 교과서를 대체하고 있다.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EBS 교재 연계율이 확 늘면서 학교 수업이나 내신시험도 EBS 교재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가 지난해 11·12월 고교 졸업생(805명)과 교사(200명)를 대상으로 설문해 보니 학생 76.1%(613명), 교사 55.5%(111명)가 “정규수업에서 EBS 활용률이 60% 이상에 달한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학교 수업이 EBS 문제 풀이 위주로 흘러가면서 학생 실력이 하향평준화 됐다고 주장한다. EBS 교재만 달달 외우고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게 되면서 사고력이나 비판력이 향상되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조창완 경기 서해고 교사(사회)는 “암기위주로 공부하다보니 전체 흐름을 이해하면서 공부하는 학생이 없다. 또 EBS 교재는 교과서와 달리 단락별로 내용을 요약해놨기 때문에 학생들은 단절된 지식을 익힐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유미화 서울 중경고 교사(영어)는 “영어과목은 연계율이 높은 편이라 EBS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 특성상 학생들은 문제 푸는 기술만 익히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선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경향도 생겼다. EBS 강의만 제대로 들으면 학교 수업을 굳이 듣지 않아도 수능을 대비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일반고 교사는 “수업 중 딴 짓 하는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면 ‘나중에 EBS 들으면 되지 않느냐’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EBS가 교사와 교과서보다도 우위에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당초 수능 연계 도입 목적이었던 ‘학습 부담 경감’의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EBS 연계 폐지를 주장하는 교사들은 “학습량이 이전보다 오히려 늘었다”고 주장했다. 국어·영어·수학·탐구 등 주요과목의 EBS 교재는 과목별로 2~4권 이상 된다. 학생이 수능 전에 풀어야 할 EBS 교재만도 최소 16~17권에 달한다. 안연근 서울 잠실여고 사회교사는 “학교 정규수업에서 1년간 EBS 교재만 다뤄도 1~2권을 소화하기가 빠듯하다. 여기에 더해 EBS가 연계되지 않는 나머지 30%에서도 학생들이 좋은 점수 받으러 따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 부담이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EBS 연계로 사교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온다. 오히려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6만2000원. EBS 수능 연계율이 70%로 높아진 2010년(21만8000원)보다 오히려 4만4000원 증가했다. 통계청은 사교육비 통계에서 EBS 교재 구입비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이를 포함시키면 사교육비 부담은 4만4000원보다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전철 경기 양서고 수학교사는 “상위권은 EBS에 나오지 않는 고난도 문제에 대비해야 하고, 하위권은 EBS 교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에 사교육에 다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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