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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생의 마음가짐 (쉬운 수능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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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3-08 12:57 조회4,3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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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2학년도 입시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쉬운 수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능 전에 실시된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부터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다만 외국어 영역이 만점자가 만 칠천 명이 넘을 정도로 출제될 것이라고는 예상한 이가 드물었을 것이다. 60 만 명이 넘는 인원이 응시하는 수능에서 난이도를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언어 영역의 만점자보다 10배에 육박하는 인원이 만점을 받은 외국어 시험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말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표 1> 평가원 발표 역대 수능 만점자 인원

구분

2012 수능

2011 수능

2010 수능

언어

 

인원비율

인원

비율

인원비율
1,825

0.28

403

0.06

1,558

0.24

수리

'가’

482

0.31

35

0.02

463

0.34

‘나’

4,397

0.97

2,683

0.56

3,875

0.84

외 국 어

17,049

2.67

1,383

0.21

4,64

0.74

그런데 과연 이렇게 쉬운 수능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는가??

역대 수능 중에서 EBS 연계율이 가장 높았고 수능의 만점자가 어느 해 보다 많이 나온 작년 우리는 대학을 
잘 갔는가?? 
 

이런 물음을 해보면 뜻밖에도 대다수 수험생이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쉬운 수능이 출제될 경우 다수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부작용은 억울한 재수생이 양산된다는 것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냉소적인 표현을 하기도 한다. ‘공부 잘 하는 것보다 시험 잘 보는 것이 낫고 그보다 운 좋은 학생이 백배 낫다’ 는 것이다. 필자가 상담을 해 준 여러 명의 상위권 수험생 중에서 평소보다 시험 당일 컨디션 난조 등으로 시험을 못 본 친구가 다수 있는데 다음의 사례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표 2> ○○외고 출신 3인방 수능 언수외 성적 및 정시 결과

사례

언어

수리

외국어

합계가군나군다군

대박행운
남학생
1호

100

96

100

296
(원점수)

연세대 경영
예비20번대 
초반

서강대 경영
장학생

원광대 
치의예
예비20번대

137

135

130

402
(표준점수)

억울한
여학생
2호

95

100

100

295
(원점수)

연세대 응통
예비10번대 
후반

성균관대 글경
예비20번대 
초반

 

132

138

130

400
(표준점수)

더 억울한
여학생
3호

94

93

100

287
(원점수)

고려대 보건
예비20번대 
중반

중앙대 경영
예비10번대 
초반

시립대 
세무
예비300대 
초반

131

133

130

394
(표준점수)

위 3명의 학생 중 평소 가장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은 여학생 2호였는데 모의고사 성적 기준으로 전국 등수가 천 등 안쪽의 극상위권 학생이었고 그 다음이 여학생 3호 그리고 그 다음이 남학생 1호였다. 남학생 1호는 사실 평소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낙천적인 성격 탓인지 시험 당일 컨디션도 매우 좋았고 운(?)도 작용한 덕에 전 영역에서 유일하게 수학 4점짜리 한 개만 틀린 경우이다. 여학생 2호는 수리와 외국어를 다 맞았지만 언어 영역에서 2점짜리 한 문제와 3점짜리 한 문제 이렇게 단 2문항을 틀렸다. 남학생 1호와 여학생 2호는 원점수는 단 1점차에 불과하다.(표준점수는 2점차) 여학생 3호는 결과적으로는 실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언어 2문항, 수리 2문항을 틀렸다. 
 

세 명 다 한 두 문제 차이의 미세한 점수 차 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입시에서 결과는 매우 냉혹했다. 
 

우선 남학생 1호는 가군에서 소신 지원으로 연대 경영을 썼는데도 20번대 초반의 예비번호를 받고 일찌감치 합격을 예상할 수 있었다. 이는 쉬운 수능 탓에 소신 지원을 꺼린 수험생이 많았고 특히, 연대 경영학과를 지원할 만한 문과 최상위 성적대의 학생들 중 상당수가 경영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로 하향 안전지원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영향은 곧바로 여학생 2호에게 나타났다. 언어에서만 단 두 문제를 틀린 여학생 2호는 우수한 성적임에도 소신지원을 하지 못하고 경영이 아닌 응용통계로 안전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예비번호를 받았다. 예비번호 10번 안쪽을 기대했으나 거의 20번에 가까운 예비번호를 받았고 결국 불합격되었다(예비9번까지 추합됨). 원점수 상으로는 단 1점차의 남학생 1호에 비해서 하향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격되었고 성대 글로벌경영에는 1차 추합으로 합격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여학생 3호인데 가군에서 고대에서 가장 약체로 평가되는 학과에 지원하였으나 불합격되었고 다군에서 시립대 불합격, 나군에서 중앙대 경영에만 합격할 수 있었다. 
 

이는 바로 쉬운 수능의 부작용으로 최상위권 점수대 학생들이 밀집해 있고 그런 학생들 상당수가 하향 안전 지원을 했기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그래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2012 입시를 두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시험 잘 본 학생이, 시험 잘 본 학생보다 운 좋은 학생이 대학에 잘 간다” 는 냉소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적대의 상당수 학생들이 억울한 마음을 품고 결국 재수에 동참했다.

 
title02.jpg

잘 알고 있는 바처럼 작년 수시 경쟁률은 사상 최고였다. 이는 6월과 9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 평가에서도 난이도가 예상 밖으로 낮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수능에서 한 두문제만 실수해도 정시에 예상한 대학 지원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수험생 상당수는 비이성적으로 수시에 집착했다. 이는 바로 경쟁률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표 3> 2012 수시 주요대학 경쟁률

대학

2012 경쟁률

2011 경쟁률

건국대(서울)

48.2530.38

경희대(서울)

48.5

29.04

고려대(서울)

40.69

37.14

상명대

12.63

9.61

서강대53.0154.73

서울교대

9.49

8.82

서울시립대

54.49

19.42

서울여대

29.7331.95

성균관대

46.84

41.39

성신여대

38.03

29.77

대학

2012 경쟁률

2011 경쟁률

숭실대

31.39

18.63

아주대

27.27

12.78

연세대(서울)33.4623.26

이화여대

23.29

18.81
인하대

23.32

16.98

중앙대(서울)42.2951.25

한국외대(서울)

31.23

35.3

한양대(서울)48.8

37.66

홍익대(서울)

27.23

14.79
주요 인서울 
33개 대학
33.2826.55

수시 경쟁률의 부담만이 아니라 쉬운 수능으로 만점자와 동점자가 동시에 늘어나기 때문에 수시 합격 가능성도 낮아지게 된다. 만점자 수가 늘어남으로 인해서 1등급, 2등급 비율도 4%와 11% 보다 증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시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경쟁자의 수도 역대 최다가 되었기 때문에 수시 합격은 어느 해보다 힘들었다.

 
<표 4> 2012 수능 일부 영역 등급별 비율 현황

구 분

수리 나(%)

외국어(%)

한지(%)

근현(%)

지1(%)

화1(%)

1등급 비율
~4%

4.83

6.53

6.38

4.78

8.11

5.16

2등급 비율
~7%

7.255.288.78

10.27

6.97

8.14

1-2등급 합계
~11%

12.08

11.8115.1

15.06

15.08

13.3

 
title03.jpg

지금부터는 쉬운 수능의 세 번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수능 6교시 영역, 가/나/다 군 원서 작성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 
 

사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수능을 응시하는 고통은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외국어 영역의 경우 2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만점을 받았고 다수의 수험생이 문제를 다 풀고도 시간이 남아 어리둥절해 할 정도였다. 분명히 쉬운 시험을 보는 순간만큼은 일종의 행복(?)감을 느낄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특히 정시 원서 작성 기간이 되면 그 편안함은 고통으로 반전된다. 왜냐하면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아니라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가 기록되고 특히 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부분 표준점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c01.jpg

표준점수는 내 원점수에서 평균 점수를 빼고 이를 다시 표준편차로 나누기 때문에 내가 점수가 다소 올랐다고 해도 결국 평균이 오르면 점수상의 유리함이 없다. 오히려 표준점수의 급간이 원점수 급간보다 줄어듦으로 인해서 비슷한 점수대의 학생들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표 5> 2012-2011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 급간 비교

2011 수능

2012 수능

영역

평균표준편차

최고~최저

표준점수 
급간

평균표준편차

최고~최저

표준점수 
급간

64.5

17.6

140~27

114

64.9

18.8

137~31

107

수가

47.7

19.5

153~51

103

55.1

22.8

139~52

88

수나

40.7

24.9

147~67

81

47.3

27.7

138~66

73

56.5

20.7142~46

97

65

23.3

130~44

87

위 표에서 보듯이 2012수능에서는 표준점수 급간은 언어를 제외하면 모두 90칸도 채 안 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표준점수가 원점수 만큼도 변별력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원점수 구간(1~100)인 100칸보다 더 많은 구간을 도입해서 변별력을 높이고자 도입한 표준점수임에도 쉬운 수능 앞에서는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대비 훨씬 많은 학생이 좁은 점수 구간 내에 밀집하게 되고 수험생은 정시 합격 가능성을 예상하기가 훨씬 어렵게 된다.

 
<표 6> 2012학년도와 2011학년도 수능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 백분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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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의 수능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와 백분위 분포표를 보면 확연히 드러나는 점이 표준점수 급간의 축소와 이에 따른 점수대 몰림 현상인데 구체적으로 수리 가영역의 경우 1등급 학생의 분포가 2011학년도에는 표준점수 153점부터 132점까지 21점 사이에 걸쳐 넓게 퍼져있었다면 2012학년도에는 139점부터 130점 안에 1등급 학생 전원이 들어가 있다. 이는 예년에 비해서 비슷한 점수대의 학생이 매우 많아졌다는 것이고 따라서 가/나/다 군 지원 대학을 정하는데 매우 큰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과거 합격 성적을 토대로 지원 전략 수립이 불가능하고 올해 입시 결과에서 입증되었듯이 전통적으로 점수가 높은 학과와 하위권 학과가 역전되는 등 운이나 변수에 입시 결과가 좌우되는 불편함을 겪게 되는 것이다. 
 

결국, 수능 시험이 쉬우면 원서 쓰는 고통이 그만큼 증가함으로 입시고통의 총량은 불변한다는 법칙(?)이 입증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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